
영화 “인턴”에서 “But Cameron gave me the drill, so can I just be honest with you?”라는 대사를 들었을 때, 많은 사람이 잠시 멈칫할 수 있습니다. ‘drill’이라는 단어를 ‘드릴’이나 ‘훈련’으로만 알고 있다면, 문맥상 ‘카메론이 나에게 드릴을 줬다’는 의미가 어색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마치 영어를 한글로 직역했을 때의 부자연스러움처럼 말이죠.
여기서 핵심은 “the drill”이라는 표현이 가지는 독특한 숙어적 의미에 있습니다. ‘drill’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 대한 지시, 절차, 노하우 또는 미리 받은 정보를 뜻하는 관용적인 표현입니다.
“Gave Me the Drill”: 어떤 것을 ‘주었다’는 의미인가?
“Gave me the drill”은 크게 세 가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 구체적인 지시나 절차를 알려주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의미로, 특정 일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단계별 지시나 절차를 미리 전달받았다는 뜻입니다. 군대에서 신병에게 행동 요령을 ‘훈련’시키듯, 특정 업무나 상황에 대한 지침을 제공받았다는 뉘앙스입니다. 예를 들어, “상사가 다음 프로젝트에 대해 드릴을 줬어“라고 한다면, 상사가 프로젝트 진행 방식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줬다는 의미가 됩니다.
- 방법이나 요령을 전수하다: 특정 작업을 효율적으로 해내는 핵심적인 노하우나 꿀팁을 전수받았다는 의미로도 쓰입니다. 단순히 정보를 넘어서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가이드를 받았다는 뜻이 강합니다. “선배가 시험 준비 드릴을 줬어“는 선배가 시험을 잘 보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을 알려줬다는 의미입니다.
- 상황 파악을 돕는 정보를 제공하다: 어떤 상황이 현재 어떻게 돌아가는지, 혹은 앞으로 무엇을 예상해야 하는지에 대한 상황 정보를 미리 파악하게 해주었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중요한 회의나 발표 전에 “팀장이 나에게 드릴을 줬어“라고 한다면, 팀장이 회의의 배경, 주요 안건, 나의 역할 등을 미리 설명해줘서 상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전체 문장의 의미를 다시 해석하기
따라서 “But Cameron gave me the drill, so can I just be honest with you?”라는 문장은 다음과 같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카메론이 (이 상황에 대해) 모든 것을 알려줬어요 / 어떻게 해야 할지 지시를 내려줬어요, 그러니 (이제) 솔직하게 말씀드려도 될까요?”
화자는 카메론 덕분에 이미 상황을 충분히 파악했거나 필요한 정보를 모두 얻었기 때문에, 더는 조심스럽게 말할 필요 없이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말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